하동요양원
요양원이야기
미니 나들이
이  름 : 생활복지사
시  간 : 2009-09-01 01:15:07 | 조회수 : 1171
가는 여름이 아쉬어 어르신들 모시고 물놀이을 다녀왔습니다(09.08.26)
한더위 다 갔는데 왠 물놀이? 하시겠지만 사실은 체력이 약한 우리 어르신들 한 여름에 외출하면 오히려 지칠것 같아 한여름 피하고 갈려고 기다렸지요
핑계아니고 참말^&^

가는날이 목욕날이라 주임을 대신해서 준비물을 챙깁니다
튜브도 챙기고 두건도 챙기고 부채도 챙기고 간식도 챙기고 수건,여벌옷등등..

도착한곳은 가든앞에 나무그늘에 넓은 평상과 물이 흐르는 우리 어르신들이 노닐기엔 딱 좋은 곳입니다
어찌 이리 좋은곳이 있을까요!!

얼마나 뛰어 다녔는지 다리 근육이 쫙~쫙 갈라지는 토종닭에 별미인 녹두죽으로 외식을 하고 잠시 쉬어가는 노래자랑시간..

주기적으로 할머니가 면회를 오지 않으면 기력상실해 만사 의욕이 떨어지는 최**어르신은 노래는 못하니 춤으로 대신한다며 부채를 든 손을 활짝펴 덩실 덩실~~

서**어르신은 전혀 기대 못했던 새로운 발견..
노래를 못부르실줄 알았는데 아는 노래는 일본 노래 밖에 없다시며 몇곡을 이어서 늘어 놓으시고..

다소곳이 서서 흘러간 노래긴 하니 왠지 가슴이 찡하게 만드는 임**어르신도 앵콜송을 받고..

서**어르신의 일본노래에 장단을 맞춰 더 구성지게 일본노래를 부르신 김**어르신도 입이 귀에 걸리고..

항상 '누님 감사합니다'하며 합장을 하시는 이** 어르신은 볼록 나온 배를 들켜 체중조절 해야겠다는 걱정을 듣고 ㅋ~

하루도 빠짐없이 회신가야 한다고 신발을 찾으시는 이**어르신은 이곳이 회신이라고 수없이 이야기도 해도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회신을 오고서는 못 믿어시고 그기서도 회신을 가야한다고..

80세가 넘어도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근육질의 박** 어르신도 무게 잡느라 손바닥 펴서 살랑살랑 거절해도 만면에 가득한 미소..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우리를 긴장 시키던 이**어르신도 노래만 나오면 꺽기가 일품인 어깨가 저절로 꺽이고 또 꺽이고..

한 여인의 지아비이자 자녀들의 근엄한 아버지이며 한 집안의 가장 이었던 할아버지.. 지혜로서 지아비를 내조하고 이 나라의 훌륭한 아들 딸들을 키워낸 대한의 어머니였던 할머니..  그런 어르신들의 변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머리에 두건쓰고 튜브로 물놀이 소라에 송사리 잡으며 우리에게 웃음을 줍니다.
온화하고 천진한 아이의 모습으로.. 그 속엔 가장의 근엄함도 내조의 지혜로움도 없습니다  그저 아이다움만 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만큼 필요한 손길로 그 아이들 만큼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나와서도 생활실에서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은 이유랍니다

자연에 나가서 햇살을 받은 우리 어르신들이 하나깥이 참 이쁘더이다
가든 사장님은 어린이집에서 얘들데리고 소풍나왔다 합니다 ㅎ~

보면 본능적으로 이쁜것이 아이들이라면 생로병사의 막다른 길에 서 있는 우리 어르신들이 이뻐 보이는 마음까지 이쁩니다

삶의 희노애락에 밀려 아이다움으로 변신한 우리 어르신들에게 하동수니는 묻습니다

맛나게 드시는 모습보니 뿌듯하고 좋은 이 기분은 무엇이여~~??

알~면~서~~!!

오늘도 많이 웃는 즐거운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