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들이 돌보는 나홀로 어르신 가운데 간혹 연락이 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저희들은 불안합니다. 그날도 외근중인 전담사회복지사로 부터 "양보면에 계시는 할머니께 아무리 전화를 드려도 받지 않으니 확인해 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전화를 받자 마자 달려갔습니다.
멀리서 보니 할머니 집에서 연기가 피어 오릅니다. "어휴-" 안심이 됩니다.
가까이 가니 할머니는 저녁을 준비하느라 마당 아궁이에 장작불을 때고 계셨습니다.
"할머니 어디 다녀오셨어요"
"응-, 병원 갔다왔어. 하도 눈이 안보여서"
"전화를 안받아서 걱정이 되어 왔어요"
"응-,귀가 잘 안들려서 전화벨 소리를 못들어"
두 질문만에 상황파악이 됐습니다.
할머니께 전화기 가까이 두라고 부탁드리고 나옵니다.
할머니집 입구에 걸려 있는 태극기가 눈에 들어옵니다.
"할머니 국경일도 아닌데 왜 태극기 걸어 두었습니까"
"응, 우리나라가 고마워. 이렇게 연락안된다고 달려와주니 얼마나 고맙노"
할머니 말씀이 가슴을 때립니다.
우리는 얼마나 국가의 고마움을 절감하며 사는가.
반성하는 긴급출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