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다녀 올려고 했는데...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04-07-22 08: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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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870
아직 일도 서출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휴가를 간다는 것이 왠지 어울리지 않은 시기 같아서 조용히 다녀 올려고 했는데...
제주도는 중학교 때부터 비행기로 배로 드나들던 곳이긴 하지만 공항에서 나오면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 섬에 왔다는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왠만한 관광지는 거의 다녀 본 상태고 지금은 근 5년만에 찾아 왔는데 변함없이 그대로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변한곳도 있습니다
오늘로 3일째를 보내고 있는데 첫날은 늦은 오후에 도착해 저녁을 먹은 후에 탑동 바닷가로 나갔지요
바다를 매립해 시민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이곳은 시민들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단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넓은 바다를 끼고 족구장에선 족구를 하는 사람들이,농구 골대 앞에선 농구를 하는 사람들, 또 한쪽에선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 카셋트를 들고 나와 나이트 댄스를 추고 있는 10대 아이들, 또 한쪽에선 이동 노래방이, 또 한쪽에선 휘황찬란한 놀이기구들이 돌아가고 있고 또 한쪽에선 각설이타령이 이어집니다
그 주위로는 이러한 광경들을 구경하는 사람들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음식을 싸가지고 나와서 먹는 사람들,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로 사람들이 붑빕니다.
진주나 하동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을 접하면서 어르신들 생각이 났습니다. 사람은 많은데 사람이 없고 사랑은 흔한데 사랑이 없이 홀로 외로이 사시는 우리 어르신들을 이곳에 모시고와 산책을 즐기면 하나 둘 볼것이 많아 외롭거나 적적함을 잊을 수 있겠지요.
또 한쪽 열린 음악제에선 조영남 아저씨가 흐트러진 옷매무새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가수가 지휘자의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반대로 가수에게 반주를 맞추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는 지휘자의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왠지 아시겠지요? 조영남 아저씨는 무대에 나오면 자유분망한 자기 방식대로 무대를 휘어 잡잖아요. 어쨌든 관중들이 좋아하고 즐겁게 해주니 박수를 많이 받았습니다.
어제는 성산포항에서 잠수함을 타고 우도 앞바다로 해저 탐험을 다녀 왔습니다
우도 앞바다의 해저세계를 잠수정 "용궁호"에 승선하여 해저 30M 신비의 세계를 탐험 하였습니다.
바닥까지 내려가 제주 특산물인 자리고기와 산호초등 알록달록한 해저 풍경을 보니 또 어르신들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원의 할머니들, 가파 대상 어르신들. 이곳 바다속 풍경을 보시면 얼마나 신기해하고 좋아 하실까요? 좋아하실 그 분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언니에게 말을 하니 "한국의 섬 제주도가 아닌 인도네시아의 섬 발리로 가지 그랬냐, 그기로 갔음 생각이 안 날것 같냐"고 한마디 합니다.ㅎㅎ
가족들과 같이 있는건 한없이 좋은데 혼자 어렵고 외롭고 힘들게 사시는 어르신들 생각이 날 때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모든 어르신들이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산다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휴가를 즐길 수 있을까요?
다음은 성공을 향한 남자들의 야심과 역동적인 성부세계를 그린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인 섭지코지로 갔습니다. 그곳에 올라가니 인하가 바다를 내려다 보고 서서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회상하던 '올인'의 마지막장면이 떠오릅니다.
오늘은 목석원으로 운동을 가고 신제주 노형으로 5일장 구경을 가잡니다.
저녁엔 키득키득 소리내며 재밌게 읽은 소설 귀여니 원작의 "그놈은 멋있었다"가 영화로 나와 오늘 개봉을 하는데 고2 조카가 보러 가자고 성화입니다.
몸은 제주도에 있는데 같이 올 사람을 두고 온 것처럼,마음은 딴데 가 있는것 같습니다. 문자 보내주는 직원, 전화 해 주는 직원들 하나같이 양손은 무겁게 마음은 가볍게 오라며 노골적으로 선물을 바라네요. ㅎㅎ
마음이 와닿지 않으면 손을 잡아도, 가슴을 안아도 따뜻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 하나 있으면 사는 것이 행복하다지요. 우리 어르신들께도 마음을 열고 대하는 그런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계획했던 것보다 일찍 돌아갈지 모르겠습니다.
내게 익숙해진 그곳으로......
사랑받는 세계인의 도시 제주시에서
3월에 태어난 햇병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