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4역 주부 "봉사는 일상사의 일부일 뿐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06-03-28 01: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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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은 시간이 많은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사랑`이 많은 사람이 하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는 이가 있다.
충청남도 `이달의 여성자원봉사왕`으로 뽑힌 위경애(49)씨는 가정주부, 직장인, 대학생, 자원봉사자로 1인 4역을 맡고 있다.
재택근무 통계청 조사원으로 일하는 위씨는 낮 시간이 조금 여유롭다. 남들이 퇴근 후 집에 있는 시간인 오후부터 일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남편 직장 때문에 낯선 서산 해미로 이사를 온 뒤, 그녀는 익숙지 않은 환경에 힘들어 하기도 했다.
위씨는 "계속 집에만 있어서인지 때론 무기력증에 빠지는 것 같았어요. 그러던 중에 이럴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찾아 봐야겠다"라며 1998년부터 재활용센터인 `녹색가게 환경운동`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그녀는 녹색가게 외에도 목욕봉사, 행사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 그녀는 "봉사를 하면서 얻는 기쁨과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오히려 피력할 정도.
"관내의 노인시설에서 목욕봉사 했던 일이 기억에 남아요. 처음에 목욕봉사를 할 땐 할머니에게 생긴 욕창이 내게 전염되진 않을까, 싶은 걱정에 머뭇거리기도 했어요. 지금은 부모님께 못다 한 효도를 한다고 생각하니 한두 번 갈 손길이 세번, 네번 가게 되더라고요. 그 분들 뵐 때마다 자주 못가는 게 불효처럼 느껴지곤 해요."
위경애씨는 3남매를 둔 어머니다. 밖에 나가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가족들의 불평이 염려스럽지만 오히려 자녀들도 학교에서 봉사상을 타 올 정도로 식구들 모두에게 봉사가 전염된 지 오래다.
"몸은 힘들죠. 하지만 마음은 늘 즐겁습니다. 남편과 자식들이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고 또 늘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내가 힘들기 보다는 가족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위씨는 한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늦깍이 대학생이다. 그녀는 "잠은 많이 못자요. 제가 일에 욕심이 많아서요. 하지만 더 알고 싶고 사회를 위해 일하고 싶다"며 "남들은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반문하지만 전 이 일이 참 즐겁고 보람된다"고 전했다.
전문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서 사회복지학을 배우기 시작한 위경애씨는 "우리 주위에 저보다 더 훌륭한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계신데 아주 작은 봉사활동을 해 온 저에게 여성자원봉사왕은 오히려 부끄럽다"며 "사회복지사업과 현재 활동하는 녹색가게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파이뉴스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