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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 경로당", 노인복지는 후퇴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05-11-05 08:34:44 | 조회수 : 2254
부산 북구의 경로당은 모두 120개. 지난 2000년 89개에서 5년만에 무려 35%나 늘어났다. 부산시 전체로 봐도 시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경로당은 같은 기간에 261개가 더 들어서 17%나 증가했다. 경로당 이용률은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지만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정치인들이 노인표를 의식해 무분별하게 경로당 신설을 추진한 결과.
게다가 경로당 설립을 규정하고 있는 주택법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 북구청 노인복지 담당 김재수 계장은 “주택법이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경로당을 짓도록 규정하고 있어 특히 경로당이 급증하고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결국 주택 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곳은 아파트가 하나 들어설 때마다 경로당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것.

경로당 개수가 늘어나면서 일선 구청들은 매달 10만원식 경로당에 지급하는 지원금 마련도 벅차 정작 경로당 노인들이 원하는 프로그램 개발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종이공예와 노래교실 등 경로당 활성화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노인복지관도 맡고 있는 경로당이 너무 많아 힘에 부치는 형편.

북구 실버벨 노인복지관 김미향 관장은 “경로당 활성화 사업 1년 예산이 2000만원인데 인건비로 1300만원이 책정돼 있고 나머지 7백만원이 사업비인데 전문강사 불러서 사업하면 사업비가 몇회 안가서 소진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전담직원이 2명인데 비해 경로당이 너무 많아 일주일에 한번 찾아가기도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인복지 전문가들은 이제 경로당 수를 줄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신라대 사회복지학과 최선화 교수는 “이제 경로당을 짓기보다는 경로당을 짓는 비용을 모아서 노인도 보람있고 건설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장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부산 북구에는 최근 경로당 2개가 또 새로이 착공에 들어갔다.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경로당 숫자를 줄이지 않는 한 체계적인 노인복지 프로그램의 실시는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CBS 장규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