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는 노인 최고급 지팡이
이 름 : 사무국장
시 간 : 2005-11-04 09: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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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는 노인 최고급 지팡이”
재활용 측면에서 활용도 높아
급속한 고령인구 증가로 노인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 사이에 유모차가 이동 편의를 돕는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대형폐기물로 분류돼 수수료를 내고 버려지는 유모차의 경우 ‘지팡이’대용품으로 노인들의 선호도가 높아 재활용 측면에서도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네에서 버려지는 폐품을 수집해 고물상에 파는 일을 주업으로 삼고 있는 김모(78·창원시 소답동·여)할머니는 최근 유모차를 이용한 작업으로 효율성과 함께 수입도 늘었다고 기뻐했다.
혼자 살면서 정부의 생계비 지원을 받고 있지만 김 할머니가 용돈벌이를 위해 하루 5시간씩 폐품을 수집하고 받는 돈은 고작 수천원대.
하지만 불편한 허리에도 맨손으로 일을 해왔던 김 할머니가 최근 인근 재활용센터에서 무료로 받은 유모차를 지팡이 겸 폐품 수레로 이용하면서부터 수입과 건강상태가 모두 나아졌다
김 할머니는 “생계 수단인 폐품수집은 굽은 허리의 노인에게는 힘든 일이다”며 “그래도 버려진 유모차를 끌고 나가면서 훨씬 수월해졌고 수입도 몇푼이나마 늘었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 외에 최근 노인당에서는 가까운 거리 이동에 편리한 유모차가 특히 허리가 굽은 노인들 사이에 사용되는 일이 잦아 지고 있다.
마산의 한 노인당에서 소일거리를 하는 최모(80·여)씨는 “많은 수는 아니지만 연세 높은 할머니들은 지팡이로 움직이는 것이 어렵다”며 “쓰임새 많은 유모차를 폐기하지 말고 재활용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실제 노인당 관계자에 따르면 동네에서 지팡이로 사용하기 위해 버려진 유모차를 부탁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이와 함께 버려지는 유모차는 가격이 10~60만원대에 이르는 고가로 사용기간이 비교적 짧아 생활자원 재활용 측면에서도 노인들이 지팡이로 활용도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유모차는 마산, 창원, 진주 등 도내 지자체들이 대형폐기물로 분류, 2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대부분 그대로 폐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창원시에 따르면 창원지역에서만 5개의 쓰레기수거 대행업체를 통해 버려지는 유모차가 한달 평균 15~20대로 도내에서는 연간 수백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산에서 재활용센터를 운영하는 박모(44)씨는 “유모차는 구입비도 비싸지만 오래 쓰지 않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허리가 불편한 노인들의 유로차로 활용하는 방안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