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요양원
요양원이야기
아이 닮은 해맑음
이  름 : 생활복지사
시  간 : 2008-01-05 00:37:13 | 조회수 : 1486
새해가 밝았는데도 어디에 그렇게 정신이 쏠려 있는지 별 특별한 감흥없이 무자년 새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마음이 힘들었던 시간들도 해가 바뀌면서 조금은 진정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운이 남았습니다

요즘들어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이 살면서 경험하지 말았어야 할것에 대해 생각이 많습니다

먼저 맺은 인연에 나름 우러렀던..그로 인하여 힘이 들때 적어도 사람이 사람에게

마음을 다치는 일은 경험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면서 마음이 아프다는 경험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에 그것이 아픈만큼 성숙해진다

는 진리를 알게 했지만 마음이 힘들고 난뒤에 남는것은 무엇일까요?

한해가 가고 새해가 온것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우리 어르신들..

어르신들 앞에 서면 항상 작아짐을 느끼는것이 그런 저런 일들을 고령의 연세속에 스

며두고  있는 어르신의 그 자태가 커보이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우리 요양원어르신들중 90세가 넘으신 어르신께 장수상

과 함께 선물을 전달하고 꽃을 달아드렸는데 다섯분의 어르신이 해당이 되었고 모두

가 할머니셨습니다

고령의 나이라 장수상의 의미도 모르는 어르신도 계셨고 안경너머로 눈물을 훔치시

는 어르신도 계셨고 몰래 눈물을 보이시다 끝내 통곡하시는 어르신도 계셨습니다

뇌리와 가슴에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아련한 것들이 전이되어 긴 생을 살아오셨다는

그 경위감에 알수 없는 서러움도 겹쳐져서 눈시울이 붉어졌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우리 어르신들을 보면서 배우는게 참 많이 있습니다

어른은 한번되고 아이는 두번된다는 말 여기와서 깨달았습니다

지금 어르신들은 깊은 주름에 노인성질환을 대부분 앓고 있지만 마음은 모두가 어린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해 맑아 있습니다

그래서 하는 행동들도 꼭 아이같습니다

어르신보고 이쁘다 귀엽다는 말 하면 안된다지만 우리 어르신들 그말 말고는 달리 표

현할 말이 없는것 같습니다

앙살피우는 모습도, 화가나서 욕설을 할때의 모습도, 지나온 시절 얘기하는 모습도,

프로그램참여 할때의 모습도, 음식 드시는 모습까지도......

쭈글쭈글 늙은이가 뭐가 귀여워..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들에게는 한결같이 이쁘고

너무나도 귀여우십니다

긴 인생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경험했을 것이고 나름 참 힘들었을 우여곡절 조차

도 순수하고 해맑은 아이를 닮아버린 그 모습에서 오히려 소박하면서도 정이 묻어나

는 그리고 가슴 한켠 아련함도 묻어남을 그리고 이제 막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온돌

방의 기운을 느낍니다

그 기운으로 사람에게 마음 다친 일로 어느 한구석 그늘이 생기지 않기를 자신에게

관해봅니다

훗날로 가는 새해에도 우리 어르신들의 하루하루 속에 행복한 사연과 더 많은 웃음

이 있기를.. 언짢아 있다가도 어르신들만 뵈면 얼굴에 웃음꽃이 퍼지는 하동수니가

두손을 모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