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효사랑 경로잔치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05-05-02 20: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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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477
4월 30일! 햇볕이 구름 사이에 숨었습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꽤 괜찮은 날~
우리집엔 잔치가 열렸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예쁘게 단장하시고 어여쁜 모자에 말끔히 씻어 놓은 신발도 신으시고 너무 너무 예쁜 모습들이십니다.
요양원 앞뜰엔 아침부터 신나는 음악이 흘러 나오고 요양원 앞을 오가는 차들이 무슨 일인가 싶어 차를 세워 한번 웃어 주시고 가십니다.
조금은 불편한 당신들의 몸을 지팡이에 휠체어에 의지하고 앞뜰로 모이십니다. 소풍 나온 아이마냥 연신 즐거우신가 봅니다.
풍물패의 꽹과리, 장구 장단에 팔다리가 들썩 들썩~
민요노래패의 구수한 노래 자락 따라 흥얼거려 보시고~
상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차려진 음식 앞에 입이 참으로 즐거우신가 봅니다.
아무리 먹어도 먹어도 끝없이 나오는 음식이 신기하게도 느껴지고
평소엔 즐길 수 없는 막걸리도 한잔, 두잔 잔을 비워갑니다.
얼굴은 발그레 해 지시고~ 취기도 올라 노래 자락이 끊이지 않습니다.
2부 순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노래자랑입니다.
우리 할머님~ 대기석에서 막막 떨고 계십니다.
'나 떨고 있니?'를 몇번이나 되내어 물어 보십니다.
손을 꼬~옥 잡아드렸습니다.
참가번호 2번~! 하고 사회자가 부릅니다.
무대까지 손을 놓지 않고 함께 올라갔습니다.
우리 집 할머님께서 나왔다며 무대 아래엔 응원하느라 박수를 치시고 열을 내십니다.
많이 떨리시지만 너무나도 잘 하셨습니다.
2절까지 연습했는데 1절까지 밖에 못 불렀다 하시며 안타까워하십니다.
이웃마을 할머님들까지 스무분의 순서가 다 끝났습니다.
시상식~!
3등 참가번호 2번 요양원 주**할머님~!!하고 호명을 합니다.
우리 집 할머님, 할아버님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하십니다.
너무 너무 기쁜 표정들입니다. 이 순간만은 세상을 다 가진 듯 한~!!
참 잘하셨다고 꼬~옥 안아드렸습니다. 선물은 따님 면회 오는 날 자랑하고 줄꺼라 하십니다.
우리 할머님~ 역시 당신보다는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이 세상의 '어머니'입니다.
한참을 웃고 그렇게 그렇게 경로잔치가 막을 내렸습니다.
우리 어르신들이 오늘처럼 항상 즐거우시길 바랄 뿐입니다.
지금도 세월의 흔적으로 주름이 깊기만 하지만~ 웃음의 주름을 하나 더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
할머님! 할아버님! 항상 건강하세요!
저희가 옆에서 더 노력하겠습니다.
내년 이맘때도 지금의 모습을 간직하시길 바라며 푸른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올려다 보는 그 곳에 계실 누군가에게 간절히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
경로잔치때 수고해 주신 대한적십자사 하동군지구협의회, 하동여성팔각회, 진주청솔회, 진주국제대 경찰행정학부, 그리고 제상목, 진용현, 황태영 선생님 외 음악을 사랑하는 작은 모음 공연단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모든 분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있어 너무나도 좋기만 한 옥종딸기아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