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버려진 어머니의 일기
이 름 : 물리치료실
시 간 : 2006-06-28 19: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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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204
메일을 읽다가 가슴이 울컥하여 글을 올려봅니다...
우리 어르신들의 자식생각하는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요...
가끔은 우리에게 어린장을 피우시고 맘 상하게 하시는 어르신들도 계시지만..
너무 외로우신 마음의 또다른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멀리 떨어져 자주 찾아오지 못하는 자식에게는 차마 하지 못하고..
자식보다 더 가까운 우리에게 그리하시는 거겠지요...
그런 우리 어르신들을 가슴으로 사랑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버려진 어머니의 일기
미안하구나, 아들아.
그저 늙으면 죽어야 하는 것인데...
모진 목숨 병든 몸으로 살아
네게 짐이 되는구나.
여기 사는 것으로도 나는 족하다.
그렇게 일찍 네 애비만 여의지 않았더라도
땅 한평 남겨 줄 형편은 되었을 터인데
못나고 못 배운 주변머리로
짐같은 가난만 물려 주었구나.
내 한입 덜어 네 짐이 가벼울 수 있다면
어지러운 아파트 꼭대기에서
새처럼 갇혀 사느니 친구도 있고
흙도 있는 여기가 그래도 나는 족하다.
내 평생 네 행복 하나만을 바라고 살았거늘
말라 비틀어진 젖꼭지 파고 들던 손주 녀석
보고픈 것쯤이야 마음 한번 삭혀 참고 말지.
혹여 에미 혼자 버려 두었다고
마음 다치지 마라.
네 녀석 착하디 착한 심사로
에미 걱정에 마음 다칠까 걱정이다.
삼시 세끼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있으니 에미 걱정일랑은 아예 말고
네몸 건사 잘 하거라.
살아 생전에 네가 가난 떨치고 살아 보는 것
한번만 볼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은 없다.
행복하거라, 아들아.
네 곁에 남아서 짐이 되느니
너 하나 행복할 수만 있다면
여기가 지옥이라도 나는 족하다.
< 출처 ""이지데이" 승리님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