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피해가기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03-12-05 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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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가 있다고 하자. 그사람은 살인자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이세상 모든 사람을 죽인건 아니다. 한 사람을 (고의로,혹은 과실로) 죽이면 그때부터 그는 살인자다.
사람들은 살인자하면 일단 끔찍스러워 하고 무서워한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그가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죽인건 아니다. 그가 한 목숨을 죽였을때, 한 사람의 우주를 빼앗은 중죄이지만, 그는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해를 안끼쳤을수도 있다. 심지어, 그가 살인을 하기 직전에 그는 누군가에게 선행을 베풀었을수도 있으며, 그는 살인을 저지른 그 손으로 누군가를 위하여 밥을 지었을지도 모른다.
천하의 중죄인, 혹은 흉악범이라고 해도, 그가 '나'를 꼭 해치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인연, 혹은 우연에 의해서 그가 누군가를 해치게 된것뿐이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가령 직장에서, 학교에서, 그냥 일상생활속에서 누군가가 나를 모함하거나, 오해하거나, 또는 시기, 질투하여 나를 곤란에 빠지게 만들수도 있다. 그때 우리는 종종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나쁜놈, 알고 보니 아주 나쁜 놈이었어. 나쁜 놈이야."
이런 시각으로 주위를 둘러보라, 주변에서도 그 사람이 평소 행실이 얼마나 고약했는지 거들기도 하고, 정보를 주기도 한다. 이때, 분동되면 안된다.
이럴때는 뒤집어서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원래 인간은 약한 존재이고, 이기적이기도해. 나도 때로 타인에게 해를 끼치기도 하고 고의건, 과실이건 불편을 끼치기도 해. 사람들은 모두 조금씩 악한 구석이 있고, 그 사람이 특별히 사악한것은 아니야. 다 비슷비슷한거야.
"평소에 나한테 그렇게 친절하던 그사람이 뒤에서 나를 헐뜯고 있었다니, 아주 나쁜놈이네" 그런 자세가 아니라, 나의 어떤 면이 그의 악한 일면을 자극한걸까. 그걸 돌이켜보면 좋을것이다.
사람은 원래 악하다. 그러나 악하다고 해서 모든이를 대상으로 무조건 악한 행동을 하는것은 아니다. 사람에게는 악한 마음만큼이나 부처의 마음도 깃들어 있다. 그 사람이 악한 모습을 내게 보이게 만들지 말라. 그사람의 불성을 내게 드러나게 하라. 그게 나에게 유리하다. 누군가 그 악질적인 인간에 대하여 함께 손가락질 하고 거들때, 그때 분동하면 안된다. 왜 인연이 그렇게 흐른것인지 그걸 헤아리고, 관계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 조각가가 나무토막에서 부처를 찾아내듯, 악한 한 인간속에서 부처를 찾아내는 몫은 그에게 있는게 아니라 그를 바라보는 나에게 있다.
악연은 피해가야 한다. 그걸 파헤치고 부풀려서 더 큰 악연으로 만들면 피차 손해다.